[일상잡기 21-20] 큰 어른

in hive-160196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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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진해질수록 위인은 주로 자본이 많은 사람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들과 그들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조금 더 나아가면 그들의 일생은 도덕성을 떠나 신화가 된다. 신화의 배경으로 발 밑에 황금이 깔리고.

그래서인가.
대중을 위해 헌신한 분들은 드물어지고 더 위대해 보인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지위가 보장되는 것도 아닌데 옳은 일을 위해 달려가는 그 마음은 어떤 것인지 헤아릴 길이 없다. 그냥 부끄러울 뿐이다.

이런 분과 시대의 한 부분이나마 겹쳐서 살았다는 것이 영광이다.

언제던가, 한 5년전 쯤 직장 동료의 권유에 반 어거지로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오월 여의도는 전국에서 올라온 노동자들로 인산인해였고 제각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만장기가 나부꼈다. 대절 버스 자리 채우는 한 명에 불과했으니 연설이 지루했던 나는 주변을 어슬렁 거렸다.

연설 무대의 뒷편이던가.
나무 밑의 벤치에 백선생이 부인으로 보이는 분과 나란히 앉아 연설에 귀 기울이고 계셨다. 매체에서만 뵌 분이지만 독특한 머리 모양 때문에 금방 알아 봤다.

너무나 집중하고 계셨기에 방해할 수 없었고, 말을 걸어 보기에 숙기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 사인이라도 한 장 받아서 간직할 걸 하는 철 없는 생각을 해 본다.

함께 투쟁할 줄 아는 분, 낮은 자리에 처한 사람과 함께 걸을 줄 아셨던 우리 시대의 진정한 위인 백기완 선생님,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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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 분과 인연이 있었군요.
저는 어렸을 적, 대통령 후보로 나와서 벽에 붙었던 인물 사진으로 기억해요.

인연이라기보단 먼 발치에서 뵌 정도고요, 저도 대선 출마한 포스터를 먼저 봤어요.

  ·  2 months ago (edited)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어른들이 한 분 한 분 떠나실 때마다
슬프기도 하고 허전합니다.

그래요. 어른들이 세상을 뜨시니 기댈 언덕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우리 시대의 영웅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