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전하는 메세지

in aaa •  last year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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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쇄 강간범의 기습 공격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성들. 정의는 어디있냐며 분개하는 사람들 속, 각자 다른 강간 케이스를 전담하던 두 형사가 우연으로 사건의 수법이 같아 동일한 범인의 소행이라는 것을 깨닫고 수사를 합쳐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아무리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인이라 할지라도, 그의 머리 꼭대기엔 바로 잡으려는 사람들의 수사가 존재함을, 정의는 바로잡힌다는 것을 보여주는 8부작 드라마.


 도중에도 여성이 아닌 남성 형사들의 수사가 얼마나 '남성' 중심인지 느끼고 분노한다. 그 마저 범인을 잡기 위한 시간에 더하는 강하고 현명한 두 형사들의 이야기. 담담해보이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정의로움을,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절절한 연기와 대사에 단숨에 매료되었다. Merritt Wever와 Toni Collette가 그러했다.


 마지막 범인의 검거까지 밤을 새고, 끈질기게 수사에 불을 꺼트리지 않는 두 여성의 모습에 그래!바로 이거야!를 외쳤다. 물론 '강간'이란 자체와 한 소녀의 잘못된 자백을 받아내는 강압적인 두 남성 형사의 서사는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여성들이 보여주는 연대, 정의 그리고 브레인까지 모두 완벽한 에피소드들. 전부가 주옥같은 완벽한 드라마.


 수사 중 다른 주에 잠시 들릴 일이 있던 메릿트(형사)가 바에 앉아서 수사 관련 책을 읽으며 공부하던 장면이 가장 인상깊다. 바 끝에는 수상한 남자가 앉아 그녀를 음침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 시선을 느끼고 그 남자를 바라보는 메릿트. 그러나 남자는 눈을 피하지 않고, 노골적인 시선으로 회신한다. 바의 문이 열리고, 몇명의 소녀들이 몰려와 주문한 음식을 받아가는 모습을 남자는 더욱 노골적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존재를 숨기지 않는다.



 결국 메릿트는 자리를 정리한다. 일어서서 지갑을 찾으려 자켓을 살짝 들추자 그녀의 형사 뱃지와 총이 드러난다. 그걸 본 남자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고 다른 일에 몰두하는 척을 한다. 한숨을 쉰 후, 털고 걸어나가던 그녀는 자신을 쳐다보던 남자 뒤에 멈춰서 그를 바라본더. 이제는 '시선'의 주인이 된 메릿트. 남자는 끝까지 그녀를 보지 못한다. 그녀의 표정은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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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권력'이다. 나보다 약자라고 생각했던 대상이 반대로 쥐게 되는 권력을 담은 이 장면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여적여' 또는 '걸크러쉬'등 같은 여성을 아래로 두고 회자되던, 맨스플레인으로 후려치던 모든 것들을 한번의 한숨만으로 끝내버리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통쾌한 드라마이다.


 결국, 무던한 노력 끝에 범인 검거에 성공하고서도 그를 진작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과거의 투라우마로 괴로워하는 메릿트에게 토니는 말한다. 한번에 나쁜놈들을 다 잡을순 없어. 일단 이놈은 잡았잖아. 오늘을 즐겨. 그제서야 메릿트는 표정이 한결 밝아지는 인간미를 보여준다. 온갖 나쁜놈들을 잡아들이는 유능한 강력계 형사도 그저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한 인간임을.


 대단한 정의감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고통받는 약자 따로 있고, 그 고통을 만들어내는 존재가 따로 있던가. 그렇지 않다. 불공평하지만, 그래도 고통에 공감하고 바로 잡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결말은 바뀌고 사람들은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 케이트린(마리)가 용기내 메릿트에게 전화해 고마움을 전한다.


 "알지도 못하는 두 사람이 먼곳에서 저를 위해 움직이고 잘못된 걸 바로잡고...그 얘기가 너무 반가웠어요. 그 사람을 감옥에 가둔것보다, 제가 돈을 받은 것보다(그녀는 본인에게 강압수사를 한 시를 고소했다) 더 반가운건 두분이 모든 걸 바로잡았단 얘기였어요. 눈을 뜨면 이제는.. 좋은 일을 상상할 수 있어요. 저한테 그런 일을 해주셨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여성의 연대, 고통, 정의-이 모든것을 담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 꼭 봐야하는 드라마로 추천한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https://www.themoviedb.org/tv/91275-unbelievable?language=en-US
평점:AAA


Originally posted on 레일라의 쓰는여행. Steem blog powered by ENGR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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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권하시니 한 번...^^

강권에 강권을 더합니다. ^^

저도 지금 보고있는거네요. 보고있는내내 가슴...끝이 저려오는거 같았어요. 언능 다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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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멈추기 힘든 드라마죠. rideg 님의 감상평도 기대가 됩니다.

눈을 뜨면 이제는.. 좋은 일을 상상할 수 있어요. => 인상적인 대사네요. 리뷰 글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ㅎㅎ

반갑습니다.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하네요. mytron 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여성, 아이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자들은 완전 무거운 처벌을 해야 한다고 봐요.

사회를 둘러싼 모든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케하는 하는 드라마입니다. aaa 에 리뷰를 한참 못썼는데, 이것만큼은 본업 제쳐두고 쓰고 싶었어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